우리는 모두 녹록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때로는 인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털썩 주저앉을 때가 있다. 때로는 일이 힘들어서, 때로는 책임감에 짓눌려서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무수한 상처를 입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자에게는 ‘행복해야 한다’라는 압박감이 있었다. 각종 SNS에 올라오는 남들의 편린 때문이다. 동년배일 텐데 매일 비싼 음식에 고급리조트… ‘인생을 잘못 살아왔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 번 크게 아파보니 깨달았다. 행복이란 내 안에서 스스로 찾는 것이라는 사실을. 현재의 삶 역시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이번 생은 한 번뿐인데 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데 헛된 시간을 보내왔을까.
송진을 내뿜어 상처를 치유하는 소나무처럼 마디를 만들어 바람을 견디는 대나무처럼 마음을 다스리면 행복이 찾아온다
몇 해 전 김홍신 작가는 코로나19로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병마와 싸우며 강연, 방송 등 인생을 ‘맛있게’ 살기 위해 육신의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본인이 부끄러웠다고 회고했다.
그의 담담한 언어가 외양이 중요해진 현대사회에 뼈 때리는 빡센 충고로 들려왔다. 우리는 모두 마치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산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겪어보면 안다’는 열 줄의 짧은 글에 담지 못한 생의 이야기들을 풀어낸 작품으로 작가의 139번째 출간작이자 4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이다. ‘아프고, 잃고, 떠나보낸 뒤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참된 행복’을 주제로 40여 편의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특히 1, 2장이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1장에서는 흰머리를 검게 물들이기에 급급한 삶이었지만 염색약을 모두 버리니 멋진 ‘은발’을 얻었다는 깨달음처럼 절망의 순간에도 생각을 조금이라도 비틀면 오히려 기쁨이 되는 생각 비틀기의 힘을 전해준다. 또 2장에서는 코로나19로 생사를 넘나들었던 절박한 경험을 통해 ‘살아 있음이 가장 큰 축복’이라는 교훈을 전한다.
힘들게 버텨온 당신. 지금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적을 일궜음을 잊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