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방의료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서울만큼 잘하는 지역병원’의 핵심 코너인 ‘이 질환만큼은 서울 올 필요 없다’의 이번 순서는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 ‘재활전문센터’입니다. 1983년 5월 270병상 5개 진료과로 개원한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은 진폐전문병동 신축 등으로 현재 312병상 9개 진료과로 확장, 산재환자를 중심으로 강원 영동지역에 포괄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강원도민의 곁을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김홍주 병원장과 함께 재활전문센터를 둘러봤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이하 동해병원)은 인제대 상계백병원 제11대·12대·13대 병원장에 이어 백중앙의료원 의료원장을 역임한 김홍주 병원장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김홍주 병원장은 대한병원협회 상임이사,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병원평가위원장, 서울시병원협회 부회장, 의료기관인증원 제도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동해병원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동해병원은 강원 영동권 최대 규모의 재활전문병원으로 최신 재활장비는 물론 우수한 기술력과 경험으로 산재환자들을 위한 특화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 길 오셨다”며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은 김홍주 병원장은 “앞으로 동해병원은 골절, 열상, 파열 등 중증도 산재상병의 급성기치료를 강화하고 재활전문센터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또 장해전문진단 활성화 등을 통해 강원권 최고의 산재의료전문병원으로 거듭 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간단한 담소에 이어 김홍주 병원장과 함께 재활전문센터를 둘러봤다. 산재환자의 효율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2009년 11월 개소한 동해병원 재활전문센터는 영동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근골격계 집중재활치료실
가장 먼저 들렀던 열전기치료실에서는 주로 통증치료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기구를 이용해 치료하지만 산재환자의 상태에 따라 물리치료사가 도수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방문한 근골격계 집중재활치료실에서는 근골격계 산재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기와 기기를 동시에 활용, 일인당 2시간 정도를 할애해 관리한다.
근골격계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은 근골격계기능, 운전능력, 일상생활동작, 인지기능평가 후 어깨 집중재활프로그램, 수부·허리·하지골절·상지절단·하지절단 집중재활프로그램, 운전재활훈련, 일상생활동작 집중훈련프로그램, 인지재활훈련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또 집중상담에 이어 원활한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집단 심리회복, 일상생활 보조도구 제작 등도 포함돼 있다.
김홍주 병원장은 “특히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감소하거나 비대칭적 구조, 조직질감 변화 등을 보이는 근골격계질환자나 통증환자를 대상으로 1:1 수기치료를 실시함으로써 통증을 감소시키는 한편, 기능회복을 촉진시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사회에 복귀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업치료실
작업치료란 손 기능강화 훈련도구, 인지 및 지각훈련도구, 시지각 훈련도구 등 여러 가지 도구나 기계를 이용해 주로 상지근력강화, 미세동작훈련, 관절가동범위운동, 감각자극인지훈련 등을 반복함으로써 정상기능을 이끌어내는 치료법이다.
작업치료실에서는 일상생활 동작훈련치료, 연하장애 재활치료, 연하장애 전기자극치료, 수부집중재활프로그램, 전산화인지재활 등을 실시한다.
먼저 일상생활 동작훈련치료는 일상동작 장애환자들에게 침상활동(돌아눕기, 일어나 앉기, 균형 잡고 앉기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활동(양치질, 세면, 용변, 목욕, 식사, 옷 입고 벗기 등), 의자차 사용(휠체어 타고 내리기 포함),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보행, 주방 및 가사노동 등 기본적 생활동작에 대한 훈련을 치료사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실시하는 치료과정이다.
“기기가 꽤 비싸 보인다”고 하자 김홍주 병원장은 웃으며 “비싸지만 환자가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기”라며 “작업치료는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고 다시 직업을 갖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단계”라고 강조했다.
또 씹거나 삼키는 데 문제가 생긴 연하장애 재활치료와 함께 전기자극을 통해 연하장애를 개선하고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하장애 전기자극치료도 실시하고 있으며 손의 실제 기능향상에 집중하는 수부집중재활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독립된 공간에서 컴퓨터프로그램을 이용해 인지능력을 평가하며 주의집중, 판단력, 기억력, 학습능력 등을 훈련하고 전후비교를 통해 환자에 맞는 단계를 선택적으로 설정해 집중 치료하는 인지재활치료실도 인상적이었다.
중추신경계 집중재활치료실에서는 1인 침대를 이용해 치료사와 환자가 1:1 치료를 실시한다. 보행훈련, 매트 및 이동훈련, 복합운동치료 등을 진행한다.
■호흡재활치료실
1:1 치료를 원칙으로 1시간 동안 진행하는 호흡재활치료는 동해병원의 특화된 프로그램 중 하나다. 탄광이 자취를 감추면서 점차 환자가 줄고 있지만 탄광이 주된 에너지원이었던 시절 진폐증을 앓았던 광부와 만성폐질환자 등 호흡기질환자에게 가장 필요하면서도 유용한 치료법이기도 하다.
호흡재활치료 프로그램에는 운동요법, 교육, 행동영양치료 등이 포함되며 만성폐질환자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학제적 통합치료프로그램이다. 김홍주 병원장은 “호흡곤란증상을 완화하고 운동수행능력 향상시키며 인지기능까지 향상시키는 호흡재활치료의 가장 큰 효과는 바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고 말했다.
■직장복귀 재활프로그램
직장복귀 재활프로그램은 동해병원의 여러 가지 재활프로그램 중에서도 백미다. 산재환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명제는 일상생활복귀에 이은 직장으로의 복귀다. 이를 지원하는 것이 바로 직장복귀 재활프로그램.
동해병원은 산재근로자의 상병상태 및 직무수행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신체적 기능상실, 심리, 합병증까지 감안해 직무에 맞는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신체기능향상훈련, 모의실제작업훈련, 안전교육)을 제공, 조기 직장복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를 위해 도입한 것이 신체적 직업능력 평가시스템(Eval-Tech) 장비다. 미국 노동부의 직업사전기준을 적용, 다양한 형태의 직무에서 요구되는 신체기능에 대해 디지털측정기를 이용해 근력, 관절가동범위, 균형, 자세 등을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방법으로 측정·평가한 후 이를 통해 얻은 자료를 작업능력평가, 직무배치, 직무전환, 모의작업수행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김홍주 병원장은 “모든 산재환자의 궁극적인 바람은 직장복귀”라며 “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동해병원은 앞으로도 더욱 효과적인 재활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하는 한편 산재환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동해병원은 산재환자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전적으로 오해”라며 “산재환자가 아닌 일반환자에게도 병원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