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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큼 잘하는 지역병원] 부산대병원 “변화·혁신으로 최고의 공공메디컬센터 일굴 것”
[서울만큼 잘하는 지역병원] 부산대병원 “변화·혁신으로 최고의 공공메디컬센터 일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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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지방의료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서울만큼 잘하는 지역병원’의 두 번째 순서는 부산대학교병원입니다. 1956년 개원한 부산대병원은 본원을 중심으로 양산부산대병원 및 어린이병원, 국립대 유일의 부산대한방병원과 부산대치과병원 등을 통해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난 60여년간 부산시민의 곁을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이정주 병원장과 함께 부산대병원 곳곳을 살펴봤습니다. <편집자 주>

부산대병원은 지난 60여년간 꾸준한 변화와 혁신을 꾀하며 부산 대표 공공의료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아이고,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시느라 욕보셨습니다(‘수고하다’의 부산 사투리).“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부산대병원의 규모에 감탄하고 있을 때 이정주 병원장이 정겹게 인사를 건넸다.

”병원이 서울 웬만한 곳보다 더 큰 것 같다“고 하자 이정주 병원장은 ”준비 단디(‘제대로’의 부산사투리)하고 출발하셔야할 겁니다“라며 병원투어를 시작했다.

이정주 병원장이 처음 소개한 곳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의 마지막 희망인 부산 유일의 ‘권역외상센터’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2015년 문을 열었다. 내부에는 외상시뮬레이션 센터를 마련해 외상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밤낮 없이 늘 환자 곁을 지키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가장 위급한 순간 최대한 빠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진 역시 365일 24시간 상시 대기다. 2015년 문을 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아시아 최대규모이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구·교육기능까지 갖췄다.

이정주 병원장은 ”현재 우리 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상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국 권역외상센터 중 처음으로 중증외상환자가 100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발생한 경남 진주아파트 살인사건에서 흉기에 목을 깊게 찔려 중상을 입은 피해자도 이곳에서 목숨을 구했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남다른 노력 기울여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굵직한 성과 뒤에는 김영대 권역외상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김영대 센터장은 권역외상센터가 정말 위급한 환자를 살리는 곳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부터 완공까지 모든 단계를 지휘하며 정성을 쏟았을 뿐 아니라 바쁜 시간을 쪼개 해외 여러 나라의 외상센터를 견학하고 왔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지하주차장에 비치돼 있는 산소장비시스템.

▲대형재난대비 시스템=그 결실 중 하나가 바로 권역외상센터 지하주차창에 마련된 대형재난대비 시스템. 부산대병원 지하주차장은 평범한 일반주차장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김영대 센터장이 각 벽에 비치된 장비를 뚝딱뚝딱 만지자 응급실에서나 보던 산소장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고베외상센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김영대 센터장은 ”우리 병원도 일본처럼 대형재난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하주차장에서부터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생실.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응급환자는 이곳에서 바로 수술을 받는다.

응급처치를 받은 환자들은 전용엘리베이터를 통해 바로 위층에 있는 소생실로 이동한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생실은 수술시스템을 모두 갖춰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 이곳에서 바로 수술까지 받을 수 있다.

1인1실의 중환자실. 간호사가 중앙 스테이션에서 양쪽으로 환자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수술 후 환자가 머무는 중환자실 역시 국내 첫 1인1실 구조로 바로 앞에 간호사스테이션을 마련, 중앙에서 양쪽으로 두 명의 환자를 볼 수 있다. 김영대 센터장은 ”의료진이 환자 바로 앞에 밀착해있는 만큼 응급상황에서 더욱 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상시뮬레이션센터=부산대병원에만 있는 외상시뮬레이션센터는 실제로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상황을 구현해 상황별 처치실습과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외상인력확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영대 센터장이 강하게 어필해 마련했다고.

시뮬레이션룸(4실)과 강의실(48명 수용), 실습실(40명 수용) 등 교육공간도 매우 넉넉했다. 규모가 꽤 크다고 하자 김영대 센터장이 ”잘 교육받고 많이들 외상현장에서 힘을 보태면 좋으련만...“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힘드니까 외상전담 전문의는 다들 기피하죠. 아마 인력을 제대로 채운 권역외상센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정부가 이왕 야심차게 외상센터사업을 시작했다면 인력부족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현실에 맞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한다고 봅니다.“ 

김영대 센터장의 말이 메아리처럼 귓가에 맴돌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권역외상센터 내부에 있는 외래진료실 옆에 마련된 공유갤러리 ‘아트스페이스U’.

▲공유갤러리&권역외상외래=다음 장소에서 다행히 씁쓸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었다. 권역외상센터 2층 로비에는 공유갤러리 ‘아트스페이스U’가 있다. 무명예술인들에게는 작품전시기회를 주는 공간으로, 환자들에게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휴식공간으로 두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공유갤러리 옆 권역외상외래도 눈에 띄었다. 모든 치료를 마친 외상환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수술부위를 점검하며 회복에 만전을 기하는 곳이다. 권역외상센터는 그저 긴박한 수술만 이뤄지는 곳인 줄 알았다고 하자 김영대 센터장이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감사하게도 우리 병원은 권역외상센터를 위한 독립건물을 확보해 외래진료실까지 구축할 수 있었지만 단순히 시설만 좋다는 식으로 알려지면 외상센터의 본질과 역할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외상센터는 정말 생명이 위독한 중증환자를 살리는 곳임을 꼭 기억해주세요.“ 

부산대병원은 장기이식수술 관련 인력과 장비에 과감히 투자해 현재는 명실상부 다장기이식이 가능한 병원으로 성장했다.

■‘장기이식센터’, 이식수술의 명맥을 잇다!

부산대병원 하면 권역응급의료센터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장기이식센터다. 몇 년 전만 해도 부산환자들은 이식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서울까지 먼 수술여정을 감수해야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부산대병원은 지역 내에서의 빠르고 안전한 장기이식수술을 위해 인력과 장비에 과감히 투자, 체계적인 장기이식수술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2013년 췌장이식, 2015년 심장이식, 2017년 폐이식에 성공하면서 명실상부 다장기이식이 가능한 병원으로 거듭났다.

이정주 병원장은 ”현재 심장·폐이식을 시행한 의료기관은 경남 전역을 통틀어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이 유일하다“며 ”특히 지난달에는 심장과 신장 동시이식수술을 지역에서 최초로 성공했다“고 뿌듯해했다.

마침 심장과 신장 동시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한 김상필 흉부외과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이제 부산에서도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식수술을 할 수 있을 만큼 부산대병원이 성장해 얼마나 고맙고 기쁜지 모릅니다. 장기이식수술은 워낙 큰 수술인 만큼 여전히 서울을 고집하는 환자도 있지만 이식수술은 이동시간단축이 수술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이식수술분야에서 더 많은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인프라를 더욱 보완하겠습니다.“

■‘원스톱시스템’으로 암 치료도 신속하게

부산대병원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졌다. 병원장실에서 하반기 청사진에 대해 들었다.

”상반기에는 진료회송사업(1차 의료기관이 환자를 상급의료기관에 의뢰하고 상급의료기관은 치료를 마친 환자를 다시 1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것)에 충실하면서 지역 내 병원과의 협력에 주력했습니다. 대기시간을 줄이고 빠른 진료를 제공해 환자만족도가 매우 높았죠. 이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암환자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진료를 더욱 활성화할 생각입니다.“

암환자 패스트트랙은 말 그대로 검사-진단-수술-퇴원까지 암 치료과정을 일주일 만에 완료하는 원스톱시스템이다.

”지역에서는 여전히 서울에서 암을 치료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우리 병원은 부산을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암 치료에 있어서도 서울 못지않은 시스템을 갖춰 환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고 신속하게 진단·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부산대병원은 이달부터 유방암환자를 대상으로 원스톱시스템을 시작했다. 시스템이 보다 안정화되면 모든 암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정주 병원장은 “앞으로도 늘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부산 대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해양원격의료, 챗봇 등 미래의료 선도
 
부산대병원은 첨단미래의료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양원격의료 시범사업’이다. 부산대병원은 해양수산부의 해양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해 배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처치는 물론 미리 수집된 선원들의 건강정보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담을 시행, 선원들의 든든한 건강지킴이역할을 해왔다.

또 부산대병원은 국내 상급종합병원으로서는 처음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고객상담서비스 ‘챗봇(대화하는 로봇)’을 도입했다. 챗봇은 실제 상담원처럼 365일 24시간 고객문의에 실시간으로 응대한다.

”부산대병원은 지난 60여년간 꾸준히 변화와 혁신을 꾀하며 교육, 연구, 진료부문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는 서울 못지않은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변함없는 신뢰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신뢰의 끈을 더욱 단단하게 이어가면서 환자들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겠습니다. 부산대병원의 힘찬 내일을 응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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