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반려견의 기침소리가 들린다면 보호자는 감기를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반려견의 기침소리가 예사롭지 않은데다 호흡을 어려워한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을 방문해 기침의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오늘은 노령견 기침의 주요원인 중 하나인 기관허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기관은 공기를 폐로 전달하는 통로역할을 하며 연골과 얇은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기관의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던 연골이 무너지게 되면 자연스레 산소전달이 어려워진다. 산소를 옮기는 통로가 좁아지게 되면 강아지는 ▲‘컹컹’거리는 거위울음 같은 기침소리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침 ▲노력성 호흡과 같은 이상증상을 보이게 된다. 심하면 호흡곤란과 함께 잇몸과 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기관허탈은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포메라니안, 몰티즈 등이 취약한 편이지만 지속적인 염증이나 노령화가 기관허탈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비만하면 목 주위 근육과 지방조직이 기관주위를 압박하기 때문에 기관허탈을 앓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따라서 기관허탈에 취약한 품종의 강아지를 반려하고 있다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체중관리를 해야 한다.
기관허탈은 기관의 직경에 따른 협착정도에 따라 그 심각성을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4단계에 이르게 되면 기관 내강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협착이 매우 심각하다. 이러한 단계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진다. 아직 정도가 심하지 않아 협착단계가 낮다면 약물치료를 통해 기침과 호흡곤란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협착의 정도가 심각하거나, 약물치료에도 개선효과를 얻지 못할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기관에 스텐트를 장착해 기관의 직경을 넓혀주는 기관스텐트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기관스텐트시술은 상당한 증상개선을 보장하지만 부작용 등 여러 고려사항을 염두에 둬야하기 때문에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기관연골은 한 번 변성되면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어 완치의 개념이 없다. 수술을 통해 증상을 크게 개선했더라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호자는 ▲적정체중 유지하기 ▲스트레스와 흥분을 부추기는 상황 피하기 ▲너무 덥거나 습한 환경 조성하지 않기 ▲담배, 먼지 등 기관지를 자극하는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기 ▲산책 시 목줄이 아닌 가슴줄을 착용해 목에 가해지는 압박 최소화하기 등 반려견의 증상이 최대한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덧붙여 반려견의 기관허탈 증상이 심각하다면 호흡곤란과 같은 응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산소캔을 예비해 두는 것도 좋다. 기관허탈은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부지런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