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미래의 정보를 알 수 있다면 엄청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오죽하면 이런 소재로 드라마가 만들어질까.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치아건강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든 치과진료비는 큰 부담이다. 건강에서 현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은 건강상태를 잘 유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건강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란 삶의 질과 연관돼 있다.
문제는 경험해보지 못했고 구체적인 실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적 가치라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일 구강 내에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훨씬 더 건강한 치아와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조사에서 은퇴자들이 구강건강관리를 소홀히 했던 점을 가장 후회한다. 가령 재테크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치아관리, 즉 ‘치아테크’에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방사선검사’와 ‘시진’은 치아상태를 평가하는 데 효과적이다. 방사선검사는 치아내부와 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시진은 육안으로 치아와 잇몸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입안에 숨은 세균의 존재를 직접 보여주지 못한다. 즉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방사선검사는 충치나 뼈손실 진행상태를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충치가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세균이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지를 알 수는 없다. 시진 역시 표면적인 변화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미세한 세균변화나 초기 염증상태를 감지하기 어렵다. 결국 이 두 가지 방법만으로는 치아건강의 미래 위험요소를 충분히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치과에서 이용되고 있는 ‘구강형광검사’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구강건강관리에 있어 더 나은 미래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치과치료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치아우식(충치)과 치주질환(잇몸병)의 주원인은 구강 내 병원성 ‘바이오필름’이다.
바이오필름은 산을 만들어 치아의 탈회(손상)를 일으켜 충치를 유발하고 치주조직의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오마커를 생성한다. 또 바이오필름은 비감염성 만성질환(췌장암, 대장암)과도 관련 있고 치매와도 높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구강 내 병원성 바이오필름을 정확하게 탐지하는 것이 구강질환의 예방관리 핵심이다. 결국 ‘치아테크’는 이런 세균덩어리를 찾아내고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출시된 클라우드 기반 임상적 결정지원 시스템(CDSS)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외를 통틀어 새로운 기술인 CDSS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아우식, 치주질환, 교합면 마모 등 주요 구강질병의 위험도를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치과의사와 환자에게 맞춤형 진단과 치료계획을 제시한다. 시스템은 환자의 설문, 임상검사, 방사선영상, 바이오형광이미지 등을 활용해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결국 현재는 본인이 원하면 구강건강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10월 말 연세대 치과대학과 함께 CDSS의 최종 임상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에서는 치과 질병 예측 알고리즘의 성능과 정확도를 평가할 예정이다.
구강형광검사와 CDSS는 구강건강관리를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소비적 접근에서 미래의 건강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바꿔준다. 기존의 검사법이 현재의 상태만을 보여준다면 형광검사와 CDSS는 세균의 활동과 분포를 정확히 시각화하면 데이터 기반으로 미래의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치아와 잇몸건강을 더 오래 유지하고 예상치 못한 치과 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건강상태를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치아건강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현명한 투자이다.
구강형광검사와 CDSS로 미래의 건강문제를 미리 대비하길 바란다. 이는 당신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장기적으로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