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피부질환에 걸리기 쉬운 여름. 이때 예상치 못한 ‘사마귀’도 조심해야 한다.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원인으로 여름에 발생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원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데다 여름에는 옷차림이 짧아져 맨살 노출이 많아지기 때문.
실제로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러스사마귀로 진료받은 환자수는 1월부터 쭉 7만여명대를 유지하다 6월 들어 8만여명대로 증가, 여름이 절정에 달하는 8월에 가장 많았다.
사마귀는 발생부위에 따라 크게 보통사마귀, 손발바닥 사마귀, 편평사마귀, 항문생식기 사마귀로 나뉜다.
보통사마귀는 사마귀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주로 손등이나 손톱 주위, 얼굴 등에 표면이 거칠고 융기된 형태로 나타난다.
발바닥 사마귀는 티눈과 헷갈리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이운하 교수는 “사마귀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에 신발이 닿는 부위나 체중이 실리는 부위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병터를 누를 때에 비해 잡을 때 통증이 더 심하다”며 “반면 티눈은 발바닥처럼 압력 부위에 생기고 위에서 누르면 아프다”고 설명했다.
또 티눈은 병터가 한 개지만 사마귀는 여러 개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가 주변에 퍼지면 중앙에 큰 사마귀가 있고 이 큰 사마귀 병터를 둘러싸고 있던 작은 사마귀 병터들이 융합돼 큰 판을 이루기도 한다. 이를 모자이크 사마귀라고도 한다.
편평사마귀는 전신에 발생할 수 있으며 주변 정상 피부보다 조금 융기됐거나 편평한 황색병변으로 나타난다. 항문생식기 사마귀는 성접촉에 의해 발생하며 뾰족한 모양 또는 2~3mm 크기의 구진 형태로 발생한다.
사마귀는 이러한 특징적인 증상을 통해 진단하며 보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사마귀로 진단되면 보통 바르는 약, 레이저, 액체질소를 이용한 냉동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고려대안암병원 피부과 김대현 교수는 “완치율은 60~70%이나 환자의 면역력에 따라 20% 정도에서는 재발한다”며 “면역력 관리는 물론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냉동치료를 받기 어려운 어린이나 통증에 민감한 어른, 냉동치료 후 바로 해당 부위를 사용하지 못하면 불편함이 큰 경우, 치료 흉터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경우 등에서는 한방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한방치료에는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봉독약침을 많이 사용한다. 이와 함께 침과 뜸으로 과각화된 피부를 직접 줄이고 한약을 통해 면역을 높여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클리닉 김민희 교수는 “피부 병변 자체는 물론 면역력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라며 “침이나 뜸은 시술 후 상처가 크지 않아 바로 해당 신체부위를 사용할 수 있고 통증이 적으며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활 속에서는 피부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대현 교수는 “피부가 땀이나 물에 젖은 상태로 있거나 아토피피부염 같은 피부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피부장벽이 손상된 경우 감염에 취약해진다”며 “땀과 물에 젖은 피부는 제때 말리고 습하지 않게 관리해야 하며 피부가 붉고 가려운 부분이 있다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부 또는 전신면역이 떨어진 경우에도 감염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식사 등을 유지하며 피부를 포함한 신체 면역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사마귀로 의심되는 병변은 절대 손으로 만지거나 뜯지 말고 바로 병원에 와야 한다. 자칫하면 다른 부위로 번질 수 있다.
사마귀를 빨리 치료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타인에게 옮길 수 있어서다. “손 사마귀는 특히 타인과의 접촉에 주의하고 발 사마귀인 경우 양말을 가족과 분리해 따로 삶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