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365 bonus code

[한동하의 식의보감] 식중독에 의한 배탈·설사에 탁월…장 다스리는 ‘백편두(白扁豆)’
[한동하의 식의보감] 식중독에 의한 배탈·설사에 탁월…장 다스리는 ‘백편두(白扁豆)’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23.10.23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독특한 모양의 콩들이 많다. 특히 한쪽 가장자리에 튀어나온 흰색의 종침(種枕)이 달려라 하니에 나오는 고은애 씨의 두툼한 입술을 닮은 콩이 있다. 바로 ‘백편두’다. 백편두는 식품보다는 주로 약으로 많이 사용돼왔다. 오늘은 백편두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백편두(白扁豆, Dolichos lablab)는 콩과 편두의 씨앗이다. 편두(扁豆)는 납작한[扁] 콩[豆]이란 뜻으로 흰색과 검은색이 있다. 이 중 흰색을 백편두라고 한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까치콩, 나물콩, 제비콩, 변두라고도 한다.

<본초강목>에는 ‘열매는 검은색과 흰색 두 종이 있는데 흰 것은 성질이 따뜻하지만 검은 것은 조금 차서 약에 넣을 때는 흰 것을 쓴다’고 했다. <동의보감>에 변두(藊豆)로 나오는 것이 바로 백편두다. 본서에는 ‘작두(鵲豆)라고도 한다.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것이 까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백편두를 보통 까치콩이라고도 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까치콩은 검정 백편두를 의미한다.

백편두는 맛이 달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다. <본초강목>에는 ‘백편두는 희면서 약간 노란색이며 비린내와 향이 나고 그 성질이 따뜻하면서 평하니 중화(中和)를 얻었고 비(脾)의 곡식이다. 중궁(中宮, 소화기)의 병을 전적으로 치료하고 더위와 습기를 제거하면서 독을 풀어 주기도 한다’고 적혀있다. 주로 소화기증상 치료에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백편두를 약으로 사용할 때는 볶아서 사용한다. <급유방>에는 ‘살짝 볶아서 껍질을 제거하고 사용한다’고 했다. 백편두는 약간 비린 맛이 나기 때문에 일반 밥에는 많이 넣지 않는다. 비린맛 때문에 생으로 먹기보다는 볶아서 먹는다. 만일 밥에 넣고자 하면 한 번 볶아서 익혀야 비린맛도 없고 맛도 좋아진다.

<동의보감>에는 ‘껍질을 버리고 생강즙에 버무려 볶아서 쓴다’고 했다. 단지 한 번 볶아서 사용해도 되지만 기운을 보다 따뜻하게 하고자 할 때는 생강즙이나 술에 적신 후 볶아서 사용하면 좋다. <본초강목>에는 ‘식중독에 의한 구토설사와 근육경련에 사용할 때는 백편두를 가루로 만들어 식초에 타서 먹는다’라고 했다. 식초도 소화기에 도움이 된다.

백편두는 속을 편하게 한다. <본초강목>에는 ‘속을 고르게 하고 기를 내린다. 오장을 보해지고 구역질을 주치한다’고 했다. 또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하고 습열을 제거하며 소갈을 멎게 한다’고 했다. 백편두는 대표적인 건비화습(健脾化濕) 약에 속해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는 약재다.

백편두는 식중독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한다. 곽란으로 구토와 설사가 멎지 않는 증상, 곽란으로 인한 전근(轉筋, 근육 뒤틀림)을 치료할 때는 가루 내고 식초에 개어 복용한다’고 했다.

실제로 백편두에는 세린(serine) 단백질가수분해효소(protease) 억제제가 함유돼 있어 박테리아로부터 분비되는 세린 단백질가수분해효소로 유도된 장질환 치료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백편두는 여름철 더위를 풀어준다. <본초강목>에는 ‘더위를 없애고 습을 제거하고 독을 푼다’고 했다. <급유방>에는 ‘곽란(식중독)을 멎게 하고 더위 먹은 것을 없앤다’고 했다. 과거에 보면 여름철이 무덥고 식중독도 많아서 백편두는 여름철에 복용할 기회가 많았을 것이다. 그따라서 더위를 몰아내고 식중독을 치료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여름철에만 섭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백편두는 해독작용이 강하다. <본초강목>에는 ‘주독(酒毒)이나 복어의 독을 풀어준다. 온갖 풀과 나무의 독을 풀어준다’고 했다. 또 ‘비상독에 중독됐을 때 육고기를 먹고 심하게 체하거나 여러 가지 조류고기를 먹고 탈이 났을 때 백편두를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먹거나 태워서 가루내 복용한다’고 했다. <식감본초>에는 ‘술독과 지지고 구운 음식으로 인한 열독(熱毒)을 풀어준다’고 했다. 백편두는 간의 해독기능을 활성화해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부인이 독초를 먹고 유산했을 시 백편두를 복용하게 했다. <부인대전양방>에는 ‘부인이 초약(草藥)을 복용하고 유산되면서 배가 아픈 것을 치료하고자 할 때 백편두를 껍질을 제거하고 곱게 분말해 미음에 타서 1방촌비를 복용한다. 만약 수치해 조제할 수 없으면 진하게 달여서 복용해도 된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임신 중 산달을 채우지 못하고 낳는 것을 반산(半産)이라고 한다. 반산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백편두산(白扁豆散)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도시나 촌락에서 제멋대로 성교해 몰래 아이를 가졌거나 자식이 많거나 아이를 기르기 싫을 때 왕왕 독초를 쓰거나 놀라고 걱정하게 되면 패혈(敗血)이 나오지 않고 심장으로 치받아 답답하고 어지러우며 숨차고 땀나는 것이 반복돼 죽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해독하고 혈을 잘 흐르게 하는 약을 써서 빨리 구해야 하니 백편두산을 쓴다’라고 했다. 백편두가 해독하는 것이다. 백편두는 부인뿐 아니라 일반 약물중독에도 도움이 된다.

백편두는 냉대하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적백대하(赤白帶下)에 백편두를 볶아 가루 내고 미음으로 2돈씩 복용한다’고 했다. <본초정화>에는 ‘풍기(風氣)를 행하게 하고 여자의 대하를 치료한다’고 했다. 보통 냉대하가 황색이나 적색을 띠면서 냄새가 나는 경우는 세균성이 많고(적대하, 황대하) 흰색이면서 냄새가 없는 경우는 비세균성(백대하)인 경우가 많다. 백편두는 항균작용도 있기 때문에 세균성에 의한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백편두에는 콩사포닌과 함께 항균작용이 있는 단백질인 돌리친(dolichin), 만노스(mannose)와 당(glucose)에 결합 능력이 있는 렉틴(lectin)이 함유돼 있다. 돌리친은 항균작용이 있고 렉틴은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염증조절, 혈당관리 등에 도움이 된다. 최근 백편두에서 항산화물질이 동정분리되기도 했다. 또 백편두를 이용한 건강식품도 연구개발 중이다.

백편두는 단지 콩이라는 식품을 넘어선다.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배탈, 설사가 있으면 곡간에서 백편두를 찾았다. 만일 처방에 백편두초(白扁豆炒)가 들어가 있다면 방의(方意)는 아마도 십중팔구 소화기나 장건간에 문제가 있어 배탈, 설사가 있는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일 것으로 판단하면 틀림이 없다. 백편두는 백번을 생각해 봐도 장을 편드는 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