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연령대 따라 1일 이내 사망률 40%까지 ↑ … 빠른 초동대처 가장 중요
드라마를 보면 대기업 회장이 갑자기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다. 이어진 병원장면에선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 뻔 했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온다. 실제 지난 5월 삼성 이건희 회장 역시 갑자기 쓰러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TV 속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을 쓰러지게 한 질환은 바로 ‘급성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冠狀動脈)이 혈전에 의해 막혀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조직과 세포가 괴사되는 병을 말한다. 심근경색환자의 50% 정도는 협심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지며 협심증이 발전하면 심근경색이 된다.
심근경색이 발병하면 대부분 흉통을 호소하며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찾아온다. 가슴 중앙을 포함해 좌측 어깨나 등으로 방사되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속이 쓰리고 턱이나 치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일부에선 헛구역질을 하거나 기절하는 경우도 있다.
△갑작스런 흉통 호소하는 심근경색
협심증은 5분 이내로 통증이 지속되고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설하정)을 복용하면 가라앉는다. 하지만 심근경색으로 진행되면 3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쉬거나 약을 복용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근경색의 원인은 죽상경화다. 관상동맥의 안쪽 벽은 내피세포(內皮細胞)로 이뤄져 있는데 죽상경화란 노화와 흡연, 고혈압, 당뇨나 고지혈증 등의 위험요인으로 인해 관상동맥의 내벽이 손상 받은 상태를 말한다. 이 죽상경화반이 파열되면 혈소판이 활성화되고 순식간에 혈전이 혈관을 막아버리는데 이것이 바로 심근경색의 원인이다.
심근경색의 치료 성공 여부를 가르는 것은 첫째도 빠른 대처, 둘째도 빠른 대처다. 특히 급성심근경색 중 심전도상 ST-분절이 상승된 경우 즉시 스텐트를 이용한 혈관확장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게 된다. 심근경색 발생 이후 살아 있는 심장근육크기가 환자수명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급성심근경색증환자의 1일 이내 사망률은 연령에 따라 15~40%까지 매우 높으며 이 중 3분의 1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 심실세동이라는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사망한다. 국내의 경우 치료가 잘 이뤄져도 1년사망률이 13%를 웃돌고 연간 약 3%의 환자들이 사망한다.
혈관을 열어주는 방법으로는 풍선확장성형술과 그물망시술 등이 있으며 약물을 투여해 혈전을 녹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이든 심장근육이 완전히 죽기 전인 12시간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협심증환자의 경우 흉통이 생기면 평소 지니고 있는 니트로글리세린(설하정)을 2~3분 간격으로 5회에 걸쳐 혀 밑에 넣어야 혹시 모를 위급상황을 막을 수 있다.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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