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는 예로부터 복(福)을 싸먹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인지 만두는 속이 꽉 차야 제 맛이다. 반으로 쪼갰을 때 만두소가 부실하면 서운함마저 느껴진다. 만두 하면 가족과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며 빚는 정겨운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재료로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가 터지지 않게 살살 빚는 과정도 정성스럽다.
만두에 넣는 소에 따라, 익히는 방법에 따라 종류도 참 다양하다. 만둣국, 찐만두, 군만두, 물만두 등 사람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방식대로 먹는다. 김치만두, 고기만두, 야채만두 등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조금은 쌀쌀하고 흐렸던 날 그린스토어 김희전 과장의 추천으로 ‘만두집’을 처음 알게 됐다. 날씨 탓인지 뜨끈한 국물에 속 든든한 만둣국이 먹고 싶었다.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만두집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자리에서 만두를 빚어왔다. 만두를 빚는 공간이 가게 옆에 따로 마련돼 있다.
만두집은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맛집이다. 국내 레스토랑 평가서인 ‘블루리본 서베이’에 오르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날이 쌀쌀한 때에는 더욱 북적인다.
대다수 손님들이 만둣국(9000원)을 주문한다. 만둣국에는 흔히 어른주먹만 하다고 말하는 이북식 만두 6알이 들어있다. 손으로 빚어 투박해 보이는 만두는 소를 알차게 품고 있다. 간이 강하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하다. 양지머리로 낸 맑은 국물은 휘휘 저으면 양념이 풀어져 빨갛게 변한다. 약간 칼칼한 맛이 시원하다.
보기에는 평범한 만둣국 한 그릇이지만 다 먹고 나면 양이 꽤 많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김희전 과장은 “배가 불러 항상 마지막 한 알을 두고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느낌이었다. 먹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만두의 이모저모
만두의 어원은 제갈량이 머리 모양으로 밀가루반죽에 양고기를 넣고 빚어 풍랑을 가라앉힌 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만두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만두문화의 역사적 고찰’에서 “중국의 딤섬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라이볼리, 아르메니아의 토픽, 시베리아의 펠메니, 페르시아의 요시파라 등 만두는 대부분 북반구에 위치한 국가에서 즐기는 음식”이라고 밝혔다.
또 만두는 고기와 채소를 듬뿍 넣어 영양이 풍부하다. 숙주, 부추, 김치, 두부, 고기, 당면, 각종 채소 등 입맛에 따라 취향대로 넣으면 된다. 더 건강하게 먹고 싶다면 좋은 재료로 속을 만들어 만두를 빚으면 되는 것이다. 생선살이나 양배추 등으로 만두피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만두피에서 만두소까지 건강하고 맛있게 즐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