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이후앤 유방촬영술 병행
10월은 한국유방암학회가 제정한 ‘유방암 예방의 달’이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최신 통계(2021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신규 여성 암 환자 13만3800명 중 약 21.5%에 해당하는 2만8720명이 유방암이었다. 신규 여성 암환자 5명 중 1명 이상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유방암은 정기검진을 통해 예방 가능하다. 국가검진나이인 40세 이상부턴 2년마다 무료검진할 수 있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검진은 더더욱 중요한데 특히 3대에 걸친 직계가족 중 2인 이상 유방암환자가 있다면 별도의 유전자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브라카(BRCA) 유전자변이에 의한 유전성유방암일 수도 있어서다.
유방암의 원인은 크게 유전성유방암, 가족성유방암(유전자변이 없이 비슷한 환경 또는 생활습관을 공유하면서 발생), 산발성유방암(유전과 관련 없이 발생)으로 나뉜다. 이 중 유전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중 약 10%를 차지하며 브라카 유전자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브라카 유전자는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무분별한 세포 분열을 억제하거나 비정상적인 세포가 스스로 죽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돌연변이에 의해 변형이 일어나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악성종양이 발생하는 것이다. 브라카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유방암은 물론 난소암, 췌장암 등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외과 윤광현 교수는 “무조건 유방암에 걸리는 건 아니지만 브라카 유전자는 침투도(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특정질환이 나타날지 여부)가 매우 높아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까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브라카 유전자변이에 의한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발병 연령대가 낮고 양측성 유방암이 흔하다. 더불어 가족 중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 등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브라카 유전자변이가 확인된 유방암환자의 가족 ▲유방암으로 진단된 사람 중 가족 또는 친척(3촌 이내) 1명 이상이 특정 악성종양(유방암, 난소암, 남성유방암, 전이성전립선암, 췌장암)에 진단된 경우 ▲40세 전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60세 이하에 삼중음성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양쪽에 유방암이 발생한 경우에서는 유전자검사가 권고된다.
유전자검사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평생 한 번만 하면 되며 권고대상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단 유전성유방암은 성인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성인이 된 이후 받는 것이 좋다.
만일 유전자검사를 통해 브라카 유전자변이 보인자(브라카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으나 유방암이 발생하지 않은 사람)로 확인됐다면 가족력을 고려해 검진계획을 세워야 한다.
개인에 따라 검진시기와 빈도는 다를 수 있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25세 이상의 경우 매년 1~2회 유방MRI검사를, 30세 이후부턴 매년 유방촬영술과 유방MRI검사를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단 유방MRI검사는 생리주기에 따라 유선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생리주기 7~15일에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는 방법도 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발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졌다. 윤광현 교수는 “하지만 아직 생존기간 향상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상태”라며 “수술 부작용으로 여성성상실, 스트레스 등의 문제가 뒤따라 브라카 유전자변이 보인자라도 정상 유방에 대한 예방적 절제술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방암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은 안전하면서도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강영준 교수는 “특별히 좋고 나쁜 음식은 없으며 칼로리가 높은 기름진 음식과 과음 등을 피하면 된다”며 “단 비만은 분명하게 밝혀진 위험요인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