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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 국민에겐 여전히 낯설다…전문가들 제도 개선 ‘한목소리’
이상지질혈증, 국민에겐 여전히 낯설다…전문가들 제도 개선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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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관리 강화 위한 제도 정비 촉구
콜레스테롤 국가검진주기 재검토 필요…만성질환으로서의 인식 높여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자간담회 및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 인하의대 내분비내과 조용인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당신은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편인가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콜레스테롤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사람이 늘고 있지만 인지율과 치료율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문제의 배경에는 조기진단·치료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6일 ‘제13회 국제학술대회(ICoLA) 기자간담회 및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이하 팩트시트) 발표와 콜레스테롤 국가검진주기 재검토 및 검사 후 사후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안지현 홍보이사(KMI한국의학연구소 내과)가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유병률 증가해도 인지·치료율은 제자리걸음

학회가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고콜레스테롤증 유병률은 2007년 8.8%에서 2022년 22.4%로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2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명 중 3명은 자신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인지 모르고 있었으며 치료가 필요한데도 10명 중 4명은 여전히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유병률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혈관에 나쁜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은 증가하고 혈관에 좋은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총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상태이며 이상지질혈증은 이를 좀 더 세분화해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LDL콜레스테롤(혈관에 쌓이는 나쁜 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HDL콜레스테롤(혈관을 청소하는 좋은 콜레스테롤) 40mg/dL 이하 중 1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진단한다.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것 자체로는 이렇다 할 증상이 없지만 이는 혈관을 서서히 병들게 만들어 결국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이상지질혈증에 해당한다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인에 따라 생활습관 교정 또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팩트시트 발표를 맡은 안지현 홍보이사(KMI한국의학연구소 내과)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인지율과 치료율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콜레스테롤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행복내과 이창현 원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콜레스테롤 국가검진의 애로사항을 토로하면서 현실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콜레스테롤 국가검진주기 재검토해야

이러한 상황에서 2018년 2년이었던 콜레스테롤 국가검진주기마저 4년으로 바뀌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남성은 24세, 여성은 40세부터 4년마다 1번 무료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국가검진주기가 아닐 때는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

이에 학회는 국가검진주기 변경이 타당한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왔다. 우리나라는 식습관 변화와 젊은 이상지질혈증환자 증가로 본인의 콜레스테롤수치를 알 수 있게 자주 검사하고 관리에 더 고삐를 당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심지어 국가검진주기가 4년인지 모르는 국민도 많다는 지적이다.

서울행복내과 이창현 원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약만 잘 먹으면 85% 이상 잘 조절된다”며 “성공적인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조기진단을 통해 적극적인 약물치료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을지의대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당뇨병·고혈압환자의 높은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지적하면서 세 가지 모두 잘 관리해야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병처럼 만성질환으로 인식해야

이상지질혈증은 만성질환 인식에서도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환자의 72%, 당뇨병환자의 87%가 이상지질혈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고혈압·당뇨병환자 대부분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다.

을지의대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물이 세 구멍에서 새는데 두 구멍만 막으면 소용없다”며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이 세 가지가 모두 잘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하의대 내분비내과 조용인 교수는 “콜레스테롤은 이상지질혈증뿐 아니라 여러 혈관질환의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특히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아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점에서 경각심은 물론 치료 순응도를 높이려면 결국 국가 테두리 안에서 자주 검사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일차의료기관 중심의 적극적인 관리와 이를 위한 국가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약물치료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처럼 내 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를 가까이 두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현장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박지민 사무관은 “건강검진은 타당성연구, 비용효과성평가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이 자리에서 검진주기 변경을 확언할 순 없지만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변화 등을 고려해 검진주기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상지질혈증 관련 정책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건강검진학회 조연희 회장은 “모든 국가검진대상에 대해 검진주기 변경이 어렵다면 이상지질혈증 발병위험이 높은 특정 연령에서라도 검진주기를 앞당기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언론이 힘을 합쳐 정확한 정보 전달자의 역할을 해준다면 콜레스테롤검사의 필요성과 이상지질혈증 약물치료에 대한 오해 등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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