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살기 때문일까. 반려동물도 간부전발생률이 꽤 높은 편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뉴스와 같은 매체를 통해 술을 많이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보도나 프로그램들이 심심찮게 방영됐었다. 지금은 건강과 관련해 간에 관한 내용은 많이 없어졌다. 과거보다 술 소비량이 줄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술을 먹지도 않는데 왜 간과 관련한 질병이 많은 것일까. 술이 아니더라도 간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많이 먹이기 때문이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자기의 적정 섭취량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사료의 경우 배가 부르면 먹지 않는다.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생후 7~8개월이 되면 성장은 거의 마무리된다. 이와 동시에 식욕도 저하된다. 즉 성장에 필요한 영양성분이 필요 없으니 몸을 유지할 영양성분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이때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 반려동물이 갑자기 식욕이 줄었다는 것을 아프다는 것과 동일시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먹는 양이 크게 줄지 않는다. 성장이 굉장히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아지와 고양이는 대략 몸무게 200~300g 정도로 태어나 10배, 20배가 되기까지 불과 6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성장이 대단히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성장기 때 훨씬 많이 먹는 것이다.
우리 반려동물들이 생후 7~8개월이 돼서 식욕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많은 보호자가 걱정이 들어 여러 가지 간식과 사람 음식들을 급여하게 된다. 사료를 안 먹으니 맛없어서 그런 줄 알고 사료를 바꾸거나 사료보다는 기호성이 뛰어난 간식을 계속 주다 보면 간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치를 초월해 간손상 관련 지표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또 간식은 사료보다 합성보존제 등이 많이 포함돼 있어 간식의 과다섭취는 간손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간손상의 원인으로 선천적간문맥단락도 흔한 편인데 반려동물이 잘 크지 않고 구토와 설사를 자주 하면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질환은 영상검사로 간의 크기 및 문제가 있는 혈관을 찾아내 확진할 수 있으며 수술이 필수다. 바이러스성간염도 가끔 볼 수 있다.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지만 간혹 각막에 이상이 생겨 눈이 파랗게 보일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사람과 비슷하게 담낭에 침적물이 형성돼 담관을 막는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반려동물 간질환의 원인은 대부분 과도한 간식 섭취다.
간질환의 예방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음식 섭취를 적절히 하는 것이다. 간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제일 먼저 처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처리할 양을 적절히 해주면 즉 간에 쉼을 주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 반려동물들의 간도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