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다이어트, 꽃다운 청춘 망치는 지름길
10대 여성들, 무조건 마른 몸매 선호
누구나 선망하는 날씬한 몸매. 하지만 날씬함을 넘어 뼈만 남을 정도로 앙상한, 소위 뼈마름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어 큰 문제입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한창 성장기인 10대 여성에서 강하게 나타나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체중을 관리하는 차원이 아닌, 무작정 마른 몸매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건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미 말랐어도 체중 조절에 집착
뼈 마름을 추구하는 여성들은 체중 조절에 집착하면서 말랐는데도 체중·체형에 강박관념을 갖습니다. 이에 우유 한 팩, 사과 한 개 등 소량의 한 가지 음식으로 온종일 버티거나 아예 음식을 거부하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 같은 섭식장애를 보입니다. 음식을 맛본 뒤 그대로 뱉거나 식사하고 일부러 구토하기도 합니다.
신경성 식욕부진환자, 10대 여성 많아
신경성 식욕부진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경성 식욕부진환자는 2015년 1590명에서 2019년 1845명으로 지난 5년간 16% 증가했는데 가장 많은 성별‧연령‧집단은 단연 10대 여성(14.4%, 1208명)이었습니다.
프로아나족, SNS로 잘못된 정보 공유
물론 과거에도 젊은 여성에서 섭식장애는 적잖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를 옳다고 믿으면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추구하는 이른바 ‘프로아나족(찬성을 뜻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아나(anorexia)를 합친 말)’이 등장, 그 비중이 더 늘어났습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마른 여성의 사진이나 잘못된 다이어트방법 등을 공유하면서 그 모든 상황을 ‘옳고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생리불순, 골다공증 등 건강 비상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매우 큰 우려를 표합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안 그래도 사망률이 15%에 육박하는 위험한 질병인데 성장기에 발생하면 뇌발달 저해, 골다공증, 생리불순, 불임 등 매우 다양한 건강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또 먹고 토하는 일이 계속되면 위염, 역류성식도염은 물론 얼굴형까지 변할 수 있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완치 가능
그래도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본인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고치려고 한다면 완치할 수 있는 병입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을 프로아나라고 지칭할 정도로 심각해진 상태라면 전문가와 보호자의 힘이 필요합니다.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관심 필수
우선 보호자는 자녀의 신경성 식욕부진증 증상을 빠르게 파악하고 조치에 나서야 합니다. 만일 자녀가 ‘이따 먹을게요’ ‘먼저 먹었어요’라고 말하면서 식사를 피하는 일이 잦거나 음식 가짓수, 칼로리 등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빠른 시일 내 의료기관에 함께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섭식장애환자들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처음에는 보호자의 뜻을 쉽게 따르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자녀는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옳다고 믿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도움말 채규희 가정의학과 전문의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처음부터 건강하게 체중관리를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또 평소 식습관 등을 세심하게 관찰해 식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대화를 시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마음을 열고 자녀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