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약 1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명 유튜버가 ‘성병’인 줄 오인하고 결별한 여자 친구의 성생활을 의심하는 영상을 제작 배포했다. 비뇨기과 진료 후 단순한 피부병임을 알게 된 후 영상을 삭제하고 본인의 경솔한 행동을 반성하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많은 사람의 비판과 질타로 인해 유튜버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보통의 남성들은 성병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실제로는 정확한 증상과 원인, 대처방법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파트너를 의심하면서 연인관계 또는 부부관계를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조창근 강남맨포스비뇨기과 원장을 만났다.
- 남성의 성병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보다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많은 종류의 성병이 있는데 그중 음경부위는 사마귀성병변의 곤지름(성기부위에 생기는 사마귀질환으로 인체유두종바이러스, HPV)과 음경에 물집을 발생시키는 헤르페스 등이 흔하고 요도염을 발생시키는 임질,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즈마감염이 요즘 유행하는 성병이다.
육안으로 봤을 때 성기 주변 피부에 물집, 사마귀, 궤양 등이 보이거나 소변을 볼 때 고름, 분비물, 간지럼증, 통증 등이 있다면 성병을 의심하고 비뇨기과검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의료기술 발달로 간단한 소변검사 및 전문의 상담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 파트너 한 명 과만 성관계를 해도 성병에 걸릴 수 있나.
성병은 성교에 의해 감염되는 모든 질병이다. 성병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에 의해 감염되는데 평생 한 명의 파트너와만 성관계를 갖는다면 이론적으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여 중 1명이라도 헤르페스, 곤지름 등 성병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한 명과만 성관계를 해도 성병에 걸릴 수 있다. 바이러스는 현재 증상이 없어도 전염시킬 수 있고 신체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현하기 때문이다.
- 성병전파에 있어 남녀 차이가 있는지.
흔한 성병 중 세균에 의한 성병인 요도염에 감염된 경우 남녀 모두 3일~ 2주 정도의 잠복기가 있다. 잠복기 이후 남성의 70~80%는 간지러움, 통증, 불편함 등의 자각증상으로 성관계를 꺼린다. 반면 여성의 70~80%는 자각증상이 없어 감염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통해 상대남성을 감염시킬 수 있다.
하지만 성관계 시 여성이 남성에게 감염될 확률이 훨씬 높다. 남녀의 신체구조 때문인데 여성이 보유한 세균이 역류해 남성의 요도로 옮겨가기는 어렵지만 남성의 경우 사정을 하면서 여성의 질 속에 직접적으로 세균을 전파하기 때문이다.
- 남성 성병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성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 본인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한다.
첫째, 성관계에서 무분별한 파트너를 접하지 않고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한다.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구강성교와 항문성교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곤지름(인체유두종바이러스, HPV) 예방백신인 가다실을 접종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12세 여아를 대상으로 무료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수많은 곤지름바이러스 중 16번, 18번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이지만 전체의 5.2%만 예방할 뿐이다. 국내 성인의 70%는 곤지름에 걸린 경험이 있는 바이러스보균자다. 이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체 곤지름바이러스의 3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는 9가 가다실 접종을 권한다.
셋째, 주기적으로 비뇨기과 진료를 통해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진료를 통해 남성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고 성병예방접종을 실시하며 특히 파트너와 이별 시 성병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 성병환자 진료 시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점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환자의 상황과 병력에 대해 경청하고 도덕적 잣대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 성병재발을 막는 데 힘쓴다. 성병은 질병보다 파트너와의 신뢰관계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 현명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한다.
- 비뇨기과의사로서 남성건강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남성건강을 위해 주기적인 비뇨기과상담을 권한다. 비뇨기과의 특성상 조심스러운 사항이 많다 보니 대다수 남성이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홍보성 내용이나 근거 없는 낭설을 믿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탈모약을 복용하면 전립선암 발견확률이 50% 이하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남성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화장과 옷차림, 다이어트에 신경 쓰듯이 남성 스스로 성적 자존감을 위한 노력을 당연시하는 인식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