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새로운 환경은 낯설고 어렵다.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발을 내딛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특히 표현이 서툰 아이들은 새 환경에 적응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감 등을 말보다는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으로 표출하거나 아예 내면에 감춰버리는 경우도 있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의 도움말로 새학기 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소아우울증’…불안·우울감 등 다양한 증상 표출
우울증은 어른만의 질환이 아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린아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소아우울증은 우울감과 불안 등 우울증의 일반증상 외에도 학교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등교를 아예 거부하고 제대로 못자는 등 증상이 다양하다. 또 몸이 자주 아프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신경질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등 생활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소아우울증은 아이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만 세심한 관심 없이는 제때 알아차리기 힘든 질환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우울감을 이해하고 정확히 표현하기보다는 단순히 ‘무엇이 싫다’ 또는 ‘무엇이 힘들다’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평소와 달리 감정기복이 심하거나 등교를 거부하고 특이한 행동변화를 보일 때는 다그치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놀이나 대화 등을 통해 우울감을 해소해줘야한다.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ADHD’…학습장애·우울증 동반, 빨리 치료해야
우울증과 함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다. 아동기에 주로 발생하며 주의력산만과 과잉활동, 충동성이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또래에 비해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거나 ▲말이 많고 많이 돌아다니면서 놀이를 하거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 의심해야한다.
특히 ADHD증상이 나타나는 아이들은 학습장애나 우울증 등 다른 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빠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ADHD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또는 행동치료 등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으며 학습장애가 동반된 경우 학습치료를 함께 할 수 있다. 비교적 늦게 발견돼 자신감저하나 우울증 등이 동반됐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놀이치료, 미술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의 추가 치료를 병행해야한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아이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이상행동은 부모가 자신의 어려움을 알아줬으면 하는 또 다른 표현일 수 있어 체벌보다는 왜 그런 행동을 보였는지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