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명과 성관계를 가져온 B씨는 최근 의문이 생겼다. 일명 오럴섹스로 불리는 구강성교를 할 때 남성마다 풍기는 정액냄새가 다르게 느껴진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식습관에 따라 정액냄새가 달라진다’ ‘호르몬 차이다’ ‘나이에 따라 향의 농도가 달라진다’ 등의 속설을 듣고 나서는 사실 여부가 더욱 궁금해졌다.
정액은 남성생식기에서 분비되는 체액으로 전립선액, 정자, 부고환액 등으로 이뤄져있다. 흔히 ‘밤꽃냄새’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맛은 약간 비릿하고 씁쓸하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정액냄새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단지 농축됐을 경우 색과 향이 진해지고 잦은 사정 등으로 묽어질 경우 색, 향 또한 옅어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속설에서 언급된 식습관, 나이 등은 정액냄새와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장은 “마늘, 카레를 많이 섭취한 사람의 정액에서 해당음식의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인종별 차이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심신의 컨디션이 정액냄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컨디션이 좋은 시기의 정액냄새는 뽀송뽀송한 파우더 냄새 등 향수냄새를 연상시키지만 여러 차례 사정하거나 몹시 피곤한 상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는 악취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여성들은 ‘정액을 섭취해도 괜찮냐’며 질문해오곤 한다. 정액의 일부 성분이 난소암을 예방해주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준다는 속설에 대해 의혹을 품기도 한다.
이 원장에 의하면 정액은 인체에 무해하지만 영양학적으로 큰 이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소량의 아미노산을 섭취하게 될 뿐이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의 정액을 섭취했을 때 정신적 유대감이 강화되는 것은 사실이다. 서로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정복감, 소유감 등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단 구강성교 시 HIV, 단순포진 등의 성병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연구에 따르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걸린 사람과 잦은 구강성교를 할 경우 구강암, 식도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