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의료대란으로 일차의료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를 전문으로 다루는 가정의학 전문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각종 성인병 및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와 예방접종, 건강상담 등 국민의 평생 건강관리를 위해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일차의료 전문의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인 만큼 초고령사회에서의 역할이 막중한 것.
이에 대한가정의학회가 가정의학 전문의들의 역할을 조명하고 최신지견을 공유하고자 오늘(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24 추계학술대회’의 막을 올렸다.
다양한 질환과 환자를 만나는 특성상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도 여러 질환에 대한 최신지견과 임상경험을 공유하는 강연들이 다수 진행됐다.
일차의료 주치의를 위한 소화기질환 가이드에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진단과 치료,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최신지견이 조명됐으며 한국인에게 많은 기능성 소화불량과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한 강연도 진행됐다.
소아청소년 비만이 주요 보건의료문제로 떠오른 만큼 지역사회에서 가정의학 전문의가 해야 하는 역할을 짚어보고 비만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영양, 운동 등을 주제로 한 강연도 주목받았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예방접종에서도 중심 역할을 한다. 이에 예방접종이 꼭 필요한 질환을 짚어보고 특히 기저질환자의 예방접종 중요성을 환기하는 강연을 통해 임상현장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고도의 디지털기술이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에 큰 도움을 주면서 가정의학에도 스마트한 바람이 불고 있다. 만성질환도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을 통해 일상에서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당뇨병, 근감소증, 스트레스, 욕창 등의 관리를 돕는 다양한 웨어러블 의료기기들을 소개하는 강연들이 진행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구고령화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이를 일차의료와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논의하는 특별세미나도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본 학술대회는 6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둘째 날에는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강연과 일차의료 전문의가 알아야 할 치매 진단 및 의사소견서 작성요령, 감염병 최신지견 및 여행의학, 상복구·근골격계 초음파 워크숍 등 실무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장기화된 의료대란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일차의료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일차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 전문가들 간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바람직한 일차의료정책을 모색할 전망이다.
현장에서 만난 대한가정의학회 한성호 회장(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수)은 “인구고령화와 의료공백 등의 상황으로 올바른 일차의료 확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초고령사회 가정의학 전문의의 역할을 조명하는 한편 일차의료 질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디지털 헬스케어 기법에 대한 관심을 높여 미래 가정의학을 함께 열어가자”고 회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