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기존 수면다원검사보다 더 빠르고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인 진단·예측기술을 개발했다.
서울대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 동국대일산병원, DGIST 공동연구팀이 딥러닝을 활용한 CT 영상 분석을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의 진단과 중증도를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으로 세계 인구의 약 6~38%가 앓고 있다고 알려졌다. 수면 방해는 물론 심혈관질환, 당뇨병, 우울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조기진단·치료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필요한 수면다원검사는 비용이 높고 의료접근성이 제한적이라 사실상 많은 환자가 적절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공현중 교수,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 동국대일산병원 이비인후과 박석원·김진엽 교수,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황재윤 교수(이경수 전북대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1018명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환자를 대상으로 촬영한 기존의 두개안면 CT이미지를 활용,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고 중증도를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모델 AirwayNet-MM-H를 개발했다.
이 딥러닝모델은 3D CT 이미지와 환자의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등을 결합해 예측의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기도 부위를 강조하는 전처리 알고리즘을 적용해 성능을 더욱 개선했다.
딥러닝모델은 CT 이미지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하는 3차원 컨볼루션 신경망(3D CNN)과 환자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다층 퍼셉트론(MLP)를 결합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고 진단된 환자의 중증도를 예측한다. 또 4등급(정상,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분류하거나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하는 2등급(중등도 이상, 경증/정상) 분류방식으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내부 데이터 798명과 외부 데이터 세트 135명 및 85명을 기반으로 모델을 학습하고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딥러닝모델은 4등급 분류에서 내부 데이터로 87.6%의 예측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외부 데이터 세트에서도 각각 84.0%와 86.3%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하는 2등급 분류에서는 내부 데이터에서 91.0%의 예측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외부 데이터 세트에서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추가로 연구팀은 딥러닝모델의 진단 성능을 기존 모델과 비교했는데 내부 데이터 세트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정확도가 최대 14.2% 높았고 예측성능평가지표로 활용된 AUROC값이 0.152 더 우수했다. 외부 데이터 세트에서도 정확도가 11.9% 더 높았으며 AUROC값이 0.111 더 높아 다른 6개의 최신 딥러닝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딥러닝모델이 수술 전후 위험평가에도 활용 가능해 임상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또 추가검사나 비용 없이 이미 촬영된 CT데이터를 사용해 진단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현중 교수(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는 “이 딥러닝모델은 기존 수면다원검사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을 제공할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더 많은 외부 데이터를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하고 다양한 인종과 환자군에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흉부학회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IF 19.3)’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