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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교수의 꿀잠비책] 노인은 왜 수면장애에 취약할까
[정기영 교수의 꿀잠비책] 노인은 왜 수면장애에 취약할까
  •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ㅣ정리·안훈영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24.09.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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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노화는 인간의 수면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오며 이러한 변화는 노인들이 수면문제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노인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수면장애가 많다. 60세 이상 노인의 1/3에서 불면증을 갖고 있으며 1/5에서는 주간졸림증을 호소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남성의 절반, 여성의 1/4에서 동반된다. 한마디로 노인 절반 가까이가 수면장애를 갖고 있으며 나이 들수록 수면장애를 가진 노인은 더욱 증가한다. 

수면장애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특히 노인에서는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노년기 수면장애의 예방과 적절한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노인이 “수면제 없이 하루만 푹 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며 절실한 심정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발언은 그만큼 노인들이 겪는 수면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노인이 되면 수면 조절 능력이 점차 감소한다. 이는 신체적·생리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노인은 깨지 않고 한번에 길게 자는 능력이 감소해 자주 깨고 또 깊은 수면에 들어가거나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자더라도 얕게 잔다. 

또 생체시계의 일주기리듬이 짧아져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패턴으로 변하기 때문에 젊은 가족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녀들은 한창 활동시간이 저녁 시간대에 졸음이 와서 자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활동으로 인한 소음이나 빛 등으로 잠들기 어렵거나 깊은 잠을 자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고 이것이 만성화되면 불면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의 수면문제에 기여하는 또 다른 요인은 신체기능 저하이다. 주로 실내에만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광에 대한 노출이 줄고 일주기리듬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수면과 각성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 낮에 충분한 신체활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밤에 수면 압력이 증가하지 않는다. 

방광기능이 떨어지면서 야간뇨(밤에 자주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것) 같은 배뇨문제가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관절염, 척추질환,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통증이나 불편감은 수면 중 빈번한 각성을 유발한다. 

노인들은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데 이러한 약물들이 수면을 방해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치료제나 이뇨제는 수면 중 화장실을 자주 가게 만들고 항우울제는 수면주기를 교란시킬 수 있다. 

국내 건강보험통계에 의하면 병원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65세 이상 노인의 86%가 6개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약제 복용은 주간졸림이나 기력 저하, 불면증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수면에 다양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노인은 다양한 이유로 수면장애에 더 취약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노인의 신체·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면증, 주간졸림증,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문제는 노인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수면문제를 예방 ·관리하기 위한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노년기에는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낮에 충분히 신체활동을 하며 자연광에 충분히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주기적인 검토를 통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필요 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노인들은 보다 건강하고 질 높은 수면을 유지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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