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자들에겐…너무 아찔한 온천욕
당뇨 상처·피부질환은 감염 위험 심뇌혈관질환자 장시간 입욕 금물
추운 날씨에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온천욕은 혈행개선, 신진대사 촉진, 노폐물 배출 등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당뇨병, 피부질환, 심뇌혈관질환 등 특정질환자는 온천욕이 오히려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환자, 상처 있다면 온천욕 피해야
당뇨환자는 물의 온도가 40도가 넘지 않는 온천을 이용하고 목욕할 때도 10~20분 이내에 끝마쳐야 한다. 만일 발의 감각이 떨어졌다면 손이나 팔꿈치를 이용해 온도를 먼저 확인하고 입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온천욕 중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흉통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즉시 온천욕을 중단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는 “발에 상처가 있거나 감각이 떨어져 뜨거운 정도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 온천이용에 주의해야 한다”며 “발에 상처가 있으면 균이 침투하거나 상처가 아무는데 지장이 있을 수 있고 발의 감각이 떨어지면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고온의 온천욕을 하면 말초혈관이 확장되는데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 혈류량이 증가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상·감염성피부질환자, 감염 주의해야
피부감염환자 및 다친 상처가 아물지 않았거나 습진이 심해 진물이 난 사람은 온천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이 닿으면 상태가 더 악화되거나 이차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또 심한 아토피피부염환자, 봉와직염이나 농가진 등 감염성피부질환자, 외상으로 인해 피부가 벗겨진 경우도 피해야 한다. 특히 주사(얼굴이 홍조를 띠는 질환)는 열에 노출됐을 때 홍조가 더 심해지기 때문에 온천욕 외에 온탕 목욕, 찜질방 등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아이들은 성인보다 피부가 얇고 더 민감해 온천욕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 많은 수분을 뺏겨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며 “아이들은 10~15분 정도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혈압 급격히 낮아져 현기증 발생위험
최근 일본식이나 핀란드식 사우나 입욕이 심장돌연사 및 심혈관질환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다.
심뇌혈관질환자 대다수는 혈압약 또는 혈관확장제나 아스피린 같은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이 너무 뜨거우면 혈관이 확장되고 수분이 몸에서 많이 빠져나가 혈압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어 장시간 온천욕은 피해야 한다. 특히 넘어졌을 때 항혈전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출혈이 멈추지 않아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최기홍 교수는 “온천욕 시 어지럽다면 넘어지지 않도록 재빨리 바닥에 누워야 한다”며 “누워 있으면 심장에서 뇌로 피를 수월하게 공급할 수 있고 넘어져 다치는 일도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고령층의 경우 혈관탄력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탈수가 생겼을 때 기립성저혈압 및 실신위험도가 높다. 따라서 저혈압환자는 온천에 짧게 머무르고 땀으로 소실된 체액보충을 위해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